취준은 처음이었기에 입사 지원 과정에서 “요즘은 이렇게 안 하면 바로 광탈이라더라”와 같은 보편적인 취준 프로세스와 “누가 뭐라 해도 나는 ~~한 사람이야”와 같은 저만의 고집이 많이 충돌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쓴 자소서를 선배나 동기들에게 보여주었을 때 “띠용(?)”과 반응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취준이라는 것이 회사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라는 걸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취업을 성공한 선배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취업 사이트에 올라오는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습득하면서 ‘나’라는 지원자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취업 시장이 제시하는 틀에 저를 잘 끼워 맞추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은 교내에 있는 대학 일자리 플러스센터였던 것 같습니다. 컨설턴트 선생님과 함께(이홍비 선생님 최고) 자소서를 첨삭하고, 저와 같이 취준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놓치는 부분들을 체크해나가면서 입사 지원 과정에서의 기본을 다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해내고 싶은 생각이 당연히 들겠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찬찬히 준비하는 게 생각보다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번의 최종 면접을 보면서 불합과 별개로 많은 걸 느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무수히 많은 예상 질문을 만들고, 그것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며 암기를 하더라도 현장에서는 결국 자신이 여태 살아오며 체득한 것들을 기반으로 답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전형적인 면접(강점이 뭔가요? 실패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다른 직무에 배치된다면 어떨 것 같나요? 등)에서는 준비된 답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오거나 공격적인 꼬리 질문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나오는 말들은 결국 스스로가 깊이 생각해 봤던 부분이거나 혹은 자기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내용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면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본인이 정말 이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회사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생각하는 워라벨은 무엇인지,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하는데 어떤 부분이 강점이 될까?” 같은 부분들을 정말 솔직하게 적어보고 스스로 되새겨보는 과정을 거치길 추천합니다. LG전자는 최종 탈락을 하였지만 유일하게 합격한 삼성물산 면접의 경우에는 전공과 스펙과 상관없이 저라는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심도 깊게 알아보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예상 질문 리스트에 없던 질문을 많이 받았음에도, 운이 좋게 제가 평소에 자주 생각해 봤던 내용들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음으로써 합격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또(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취준 관련 유튜브 영상이나 인스타 글(특히 쓰레드는 거르십시오)이 어떤 부분에서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느꼈습니다. “면접관 입장에서 무조건 거르는 지원자 유형”, “자기소개는 이렇게 해라”, “마지막 한마디는 저렇게 해라”와 같은 말들이 아예 쓸모없는 말은 아니지만, 실제로 면접을 보며 중요하다고 느꼈던 것은 면접장을 들어가면서 면접관과 처음으로 마주치는 눈빛, 자신 있는 목소리로 하는 첫인사, 눈빛을 주고받으면서 짓는 미소 같은 것들이 답변 내용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제가 합격 수기를 쓴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럽습니다. 저는 10개 정도의 회사를 지원해서 운이 좋게 딱 1개만 최종 합격을 했고 다른 선택지 없이 입사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래서 취준에 대해서 명쾌한 답을 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취업에 성공한 사람 중 한 명으로써...원하는 회사에 일자리를 구한다는 일이 정말 쉽지 않고 몸과 마음이 지치는 과정이라는 것에 극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본인의 심지를 잃지 않기를 바라고,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후회를 남기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매 과정에 임하기를 응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